제목 | 인생의 전환점이 된 크로아티아 여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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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곽*정 | 작성일 | 17-01-24 15:12 | 댓글 | 1 |
본문
지친 직장생활에 과감히 육아휴직을 내고 처음 결정한 건 혼자서 유럽여행을 가는 거였다.
10년간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며칠 되지 않은 휴가를 쪼개 쓰다 보니, 매년 갈 수 있는 곳은
휴양지 리조트 뿐이었던지라, 나에게는 나만을 위한 여행이 너무 간절했었다.
막상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모든 게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혼자서 여행을 가 본 경험도 없었고, 그 흔한 운전도 제대로 못하고, 토익 900점이 넘는 점수에도 막상 외국인 앞에서 영어 울렁증이 생겼으며, 30대 후반 여자라도 여자인지라 혼자라는 게 참 무섭기도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 귀중한 시간을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정에 맞게 쫓아 다니느라 보고 싶은 거 하나라도 제대로 보고 제대로 느끼고 싶은 내 바램과는 멀어질 게 뻔한 패키지 여행은 하고 싶지 않았다.
원하는 곳에 길이 있다고. 이런 내 걱정을 떨치고 바램을 적절히 섞어 놓은 “세미패키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중 후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황토니오 가이드님의 크로아티아 상품이 마음에 들어서 급하게 친구까지 설득해서 가기로 결정했다.
개인사정으로 준비물도 제대로 못 챙기고 떠난 여행~
긴~시간 비행을 하고 도착한 슬로베니아는 6월의 날씨치고 쌀쌀해서, 정말 여름옷만 잔뜩 싸온 우리에게는 추웠던 기억이 난다.
# 블레드섬 인근 호텔에 자리를 잡고 친구랑 블레드섬 근처를 산책하면서 어디서 저녁 식사를 할지 물색했던 기억이 난다. 두보르니크와 다르게 조용하고 한적했던 슬로베니아 블레드섬은 간간이 애완견과 산책하는 유럽인들의 여유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지친 내 마음에도 여유를 불어줬고 그때 느꼈던 그 여유로움이 아직도 온기처럼 남아있다.
< 블레드섬을 바라보면서 먹었던 친구와 오랜만의 여유로웠던 저녁 식사 >
# 여유롭게 호텔 조식을 먹고 블레드섬에 들어갔다.
고등학생 때 학생들의 딴 짓에도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어 하셨던 역사선생님처럼 너무나 해박하신 현지가이드님께서 블레드섬이 가지는 역사적인 의미를 유럽 지도까지 펼치며 설명해 주셨다. 생각나는건 블레드섬이 예전 유고슬라비아 대토령 티토의 별장이었다는 내용뿐이라 죄송한 마음뿐지만...ㅜㅜ
첫 날의 추웠던 날씨와 다르게 블레드섬에 도착해서의 오후는 따뜻했다.
배를 타고 성 안에 들어오니, 아기자기한 소품들이며 와인동굴까지 구경할 게 너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 점심 때 블레드섬 성곽에서 호수를 바라보면 먹었던 코스 요리는
결혼 10년차 아줌마에게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처럼 설레임을 주었다.
< 전통 나룻배를 타고 10여분 만에 도착한 블레드섬 >
< 엽서 그림 같았던 아기자기한 성당안에 3번 종을 치면 소원을 이뤄준다는 소원의 종 >
< 햇살에 반짝이며 빛나던 블레드호수를 바라보며 먹었던 점심 만찬, 맛있게 먹었던 Main 돼지고기와 푸딩 디저트 >
# 자그레브 도착
자그레브에 도착해서 시내 중심 호텔에 짐을 풀고(명동의 롯데호텔쯤 될 것 같은 시내 중심 호텔) 자유로운 저녁식사를 위해 가이드님을 따라 젊은 현지인들이 많은 중심지로 나왔다.
가이드님의 맛있는 식사 고르는 팁을 간단히 듣고, 우리는 각자 헤어져 슬로베니아의 한적함과 또 다른 활기참에 이미 가슴이 두근 두근 했던 것 같다. 이 날이 월드컵때 크로아티아의 경기가 있는 날이라 그 파이팅 넘치던 모습이 더 컸던 것 같다. 축구에는 관심이 도통 없는 아줌마이지만 지나가는 아이들 애완견들 조차도 크로아티아 국기를 옷으로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이들이 참 축구를 좋아하긴 하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고. 친구랑 나도 곧 그 열기에 빠져 다시 2002년 강남으로 나온 것처럼 빠져들었다.
< 삼삼 오오 모여서 같은 춤을 추던 축구 응원객들-이 곳에 우리도 >
# 자그레브 시내투어~
아침에 시내 중심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호텔 맞은 편 빵집에서 맛 나온 바게트를 사 들고(아이들 아침 챙길 시간에 공간을 넘어 파리지엔으로),인근 돌라체 시장을 산책했다.새로운 곳을 가면 꼭 재래시장을 찾아 볼만큼 재래시장 구경을 좋아하는 터라 어딜 가든 꼭 가보는데,
역시 유럽인들의 꽃사랑은 여기서도 느껴졌다. 신선한 체리도 만원에 가득이라 여행에서 만난 언니들과 한국에서 2년치 먹을 체리를 여기서 다 먹고 온 듯 싶다.
< 트램타고 출근하는 현지인을 보는 휴가자의 즐거움이란? >
< 돌라체 시장 초입길 꽂 가게들 >
< 자그레브 대성당 앞에서 전통춤을 추던 분들 붙잡고 기념 컷 >
자그레브 거리에 있던 건물들은 모두 엽서에서 막 튀어나온 듯 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모양새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 중 모자이크 지붕이 너무나 예뻤던 성 마르코 성당이 아직도 생생하다.
< 크로아티아 국기를 모자이크로 만든 성 마르크 성당 >
< 방문 한 날이 일요일이라 볼 수 있었던 자그레브 대성당 미사 >
< 성모마리아상 앞에 기도하시던 할머니 >
< 아기자기한 소품가게가 많았던 자그레브 거리 >
# 요정이 나올 것 같았던 라스토케와 여신이 살 것 같았던 플리트비체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 두 곳을 선택하라면 두보로보니크의 성곽을 걸었던 것과
플리트비체를 봤던 거였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던 황 가이드님
(처음 온 나보다도 더 크로아티아를 좋아하며 열심히 여행하던 황 가이드님....^^)의 배려로
우리 팀은 플리트비체 2박, 두보로보니크 5성급호텔에서 2박을 했던 건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 아기자기한 폭포와 초록초록한 것들이 많았던 라스토케 >
< 가는 걸음마다 바글바글~ 천상의 환경에서 사는 금수저 송어떼들 >
< 플리트비체에서 꼭 먹어봐야한다던 송어구이~~>
< 멀리서 바라봤던 플라트비체-아바타 촬영지인만큼 어디선가 그들이 나올 것만 같다 >
# 낭만의 도시 스플리트
매일 해양도시로 이동하다보니, 하루씩 날씨가 화창해지고 그만큼 지쳤던 마음도 다시 추스러졌던 것 같다. 이 때쯤은 여행 팀과 가이드님과도 너무 친해져서...우리 처음부터 친해서 같이 여행 온 사이처럼...저녁마다 매일 술 마시고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디를 가는지 보다 누구랑 가는지, 무엇을 했는지를 중요시 하는 나에게는 너무 행복했던 추억들을 많이 쌓여서, 힘들 때 마다 하나씩 빼서 볼 수 있는 저금통이 생긴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감사한 건 패키지에 포함된 식사 중 어떤 것도 대충 제공한 건 없다는 거다. 물론 나이 드신 분은 외국에서도 한국식당에만 데려가는 걸 더 좋아하실 수 있겠지만, 나는 여행을 가면 꼭 현지 맛 집을 가는 걸 선호한다. 그런 면에서 매 번 데려가 주시는 곳마다
레스토랑~코스요리~~ 그리고 일반 패키지의 경우 가이드님이 식당에 데려다주고, 본인은 어디론가 가셔서 따로 식사하는 경우도 많은데...이 번 여행에서는 매 식사마다 같이 밥먹고 얘기하고, 웃고 떠들다 보니, 황가이드님이 나중에는 아는 동생마냥 편안해지더라는...ㅎㅎ
< 스플리트 입성하자 들어갔던 고급 레스토랑~~이런데는 서울에서도 못 봤다규~ >
스플리트 궁권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호텔(궁궐에서 자보는 거야?)에서 자려고 들어가 보니, 저렇게 침대 머리맡에 벽화가 떡~~~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었다. 만약 민속촌에서 하룻 밤 잔다고 생각한다면 꼭 그런 기분일까? 이 호텔에 투숙해서 궁궐 광장에서 연주하는 노래를 들으면 마셨던 맥주는 지금도 Good~~
< 스플리트 궁궐을 개조한 호텔에서 투숙~ >
< 스플리트 광장~ >
< 광장에서 먹었던 자유 점심~ 같이 다니던 언니 동생들은 항상 local beer와 함께 >
< 자유시간 가이드님 안내로 가봤던 곳-여기서 시원한 바람에 마시던 맥주도 Good >
# 첫사랑처럼 설렜던 두보로보니크
따사로운 햇살, 동화 속 아기자기한 건물에 일련히 덮인 주황빛 지붕들 그리고 에메랄드 색 바다가 만들어 주는 풍경은 마치 내가 엽서 속으로 풍덩 빠지는 것처럼 행복했다.
특히나 이 멋진 풍경과 맛있는 음식들을 같이 할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감이 배가 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황가이드님의 조력으로 지금도 같이 여행가자고 친해진 언니들과 동생~
좋은 가이드는 여행의 좋은 곳을 안내해주는 것 일테지만, 우리 가이드님은 우리 여행이 더 즐
겁게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셨던 것 같아 최고의 가이드가 아니였나 싶다.
해변가 근처 호텔 투숙은 수영복만 입고 다니는 용감함도 선사했다. 해변가 근처 호텔에 두 곳 뿐이라...대 부분의 관광객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흐믓함이란...
< 모든 근심 걱정을 떨쳐 줄 것만 같았던 아드리아해 >
<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그만큼 좋았던 부자까페 >
두보르니크에서는 자유시간이 많이 주어졌다(여행객들의 바램으로...)
그 중 가장 먼저한 건 성곽투어~“꽂보다 누나”에서 그리고 엽서로는 봤지만...직접 내 발로 걷는 성곽길..또 성곽 너머로 보이는 크로이티아는 꼭 가보고 느껴보라고 말하고 싶다.
< 걷는 발거음마다 감동을 주었던 성곽투어 >
< 바닷가를 보면서 먹었던 식사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들 >
이번 여행을 통해서 여행을 좋아하는 혼자 온 언니들도 많이 알게 되고, 또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진짜 여행을 사랑했던 황 가이드님도 알게 돼서...조금이나마 사는게 지칠 때 여행을 떠나라는 어느 작가님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같은 시대지만, 다른 공간에서 다르게 사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또 그들처럼 몇 일 살아보면서 조금은 지쳐갔던 일상에 다시 활력을 불어주는게 여행이 아닌가 싶었다. 또 이런
의미에서 크로아티아는 너무 복잡하지도 않고, 또 너무 식상하지도 않은 딱 내가 원하던 만큼의 역할을 제대로 해 준 완벽한 여행지였다. 아마 이러한 완벽한 여행지를 보여 주고 느끼게 해 주려고 노력했을 게 보이는 황가이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현지가이드님이 언제 또 크로아티아에 와 보겠냐면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셨지만, 나는 언젠가 또 꼭 크로아티아에 가겠다. 첫사랑이 불현 듯 생각나는 날이 있는 것처럼 그럴때~~끝.
댓글목록
안녕하세요^^- 황토니오 입니다
바쁘실텐데 이렇게 정성스런 후기를 작성해 주심에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진보니 저도 추억이 새록새록하고, 그립고 그렇습니다-
덕분에 여행이 더욱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나날 되십시오 :)
- 황토니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