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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을, 가슴 속으로 스며든 크로아티아
작성자 김*성 작성일 17-10-23 19:1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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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이것저것 밀린 일들 처리하고 이제야 맛보는 첫 나만의 시간 ^^ 모처럼 맞이한 나와의 시간에 발걸음 닿는 대로 걸어 보던 중 높아진 하늘과 제법 곱게 단장하기 시작한 나뭇잎들 햇살에 반짝이는 개울이 행복했던 곳으로 날 다시 부르고 있다.



설레는 맘으로 떠나던 날, 몇 십년만의 최장 연휴기간이라는 (9/29 ~ 10/10) 말이 실감나는 공항의 모습마저도 여유롭게 다가오는 건 아마도 하마터면 맞이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이번 여행기회가 주어짐에 대한 감사였던 것 같다. 
긴 비행시간에도 피로감은 다들 저 멀리 떠나보낸 듯 우리 일행은 첫 밤 마실을 나섰다. 청년의 나이는 다들 후울쩍 넘겼건만 어느새 다들 다시 패기 넘치는 그때로 돌아가 있는 듯 금요일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맛난 로컬맥주도, 광장도, 이쁜 성당도, 계단 사이로 만난 골목도 놓칠 수 없는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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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드성과 블레드 섬을 맞이하러 ~
물의 나라 슬로베니아를 알려 주려는 듯 평지에서 피어 오르는 물 안개도 이색적이었지만 아기자기한 블레드 마을의 골목은 무척 이쁘기만 하였다. 센스만점 스태프의 여심저격 낭만적 선물공세에 우리언니들 입가엔 그저 환한 미소 가득^^ 100여년이 더 되었다는 슬로베니아에서 오래된 블레드 성의 이모저모를 둘러보고서 만찬도 물론 최고였지만 정작 우리의 환심을 크게 산 것은 블레드 호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가진 우아한 식사였다는 후문도 ~^^



잔잔하고 평화로운 조용한 호수 수면을 미끄러져 나가는 전통배 플래트아를 유명세를 탄 사공아저씨와 함께 하며 (무려 한국말도 좀 하셨음 ~^^) 블레드 섬으로 향하는 물길은 어디서도 자연 그 이외의 소음은 들리지 않는 그 고요한 평화로움이 (따사로운 햇살과 아저씨의 노 젓는 소리만이) 너무 아름다웠다. 
신랑은 신부를 안고서 침묵하며 끝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그 계단이 정말 99개가 맞는지 서로 내기도 해 보고 종탑에서는 서로 마주하며 간절히 이루어지길 소원하며 힘껏 함께 줄을 당겨보기도 하였다. (너무 욕심만 앞섰었는지 3번만 울리면 되는데 대여섯번이나 울려 조금 민망하기도 ~^^) 햇살과 녹음 가득한 섬 둘레 산책길도 고요한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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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를 더 잘 느껴볼 수 있게 해 주는 현지 노래도 들으며 크로아티아에서는 보기 드문 키 큰 나무들의 터널도 지나며 달리다 보니 파아란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베네치아 피란이다. 익숙한 바다내음이 날 것이라 여겨졌던 피란의 바닷가 ^^ 예상과 달리 아드리아 해의 해안도시 피란에서는 큰 파도도 비릿한 바다내음도 없이 마치 그저 잔잔한 큰 호수 같은 첫 인상이었다. 
유럽의 풍경화에서 보이던 바다의 모습과 색이 이해되기도 하였다. 멋진 노을 감상도 하고 맛난 해물로 가진 저녁식사 후 밝은 달빛아래 어느 sunbed에서 가져본 낭만 ~ 어린애들 마냥 눈에 손을 대어 별 하나라도 더 보려 하기도 하고^^ 추억의 한국가요를 들으며 피란의 부둣가에서는 별빛도 헤어보며 마치 학창시절 MT라도 온 듯 달빛 정취에 좀 취해보기도 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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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의 아침 ^^ 그 파아란 바다, 붉은 지붕, 흰구름, 상쾌한 공기 놓칠 수 없어 아침 전 들린 타운월즈 근처 언덕^^ 배머리 모양의 피란 전경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다들 싱그런 미소로 찰칵! 골목골목 이쁜 돌길 걸으며 일상의 삶속을 좀 들여다보기도 하고 
이른 아침 첫 과일가게에서 지금 우리들 기분 같은 과일도 사 보고 ^^ 파아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가진 아침식사 후 수영을 하고 계신 두 할머님들을 따라 나도 아드리아 해에 두 발을 퐁당 담가보기도 ~^^ 얼굴 간지럽게 하는 햇살도 평화로왔던 피란의 아침 부둣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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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여정은 계속되었다. 여행을 통해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고 소개하고 싶고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멋진 청년 황 안토니오의 진심이 와 닿던 곳 ^^
멀리서 내려다 보기만 해도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숨겨진 비밀 장소 같은 깜짝 풍경을 만난 건 부띠끄 유럽만이 선사하는 신선한 작은 선물!


주세페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곡을 들으며 넘는 국경에서는 이름 모를 작은 보라꽃과 앙증맞은 달팽이 친구들도 만나며 언덕 위 우뚝 솟은 도시 모토분으로 향하는 길~~ 끝없는 평지 속에서 방어를 위해 언덕 위에 세울 수 밖에 없었던 도시임이 이해 되었고 구불구불 올라가는 길에서 새삼 도시가 높은 언덕위에 있음이 실감나기도 하였다.
200여년이 넘은 돌길, 담벼락에 손도 대어보고(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걸까^^) 작지만 화려한 성당, 시청, 박물관 등 잘 갖추어진 도시임이 또 마침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신부님의 모습에서 일상이 계속되고 있는 도시임이 느껴졌다. 트러플의 산지답게 그 향긋한 풍미 가득가득한 점심과 와인이 곁들여 지며 일행들과 황 안토니오와 나눈 진짜 삶이야기는 내게 ‘아 정말 참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의 선물을 듬뿍 안겨 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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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곳에서 반가운 벗을 만난 것 같은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깜짝일정, 구름에 가려진 둥근 달과 높은 오래된 건물들이 어우러져 기묘하기도 오묘하기도 한 느낌을 선물해 준 도시. 한적한 시간에 다시 들려보니 달빛의 출렁거림으로 울려 퍼지는 감성은 왠지 마음에 신비스런 영감을 불러 일으키게도 때론 마치 추억속으로 유혹하려는 듯 하게도 기억된 매력적인 도시였다. 정중한 시중을 받으며 식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던 따뜻하고 우아한 아침식사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 ^^


기다리던 여행지 플리트비체
거짓말 같이 활짝 맑아지는 하늘을 보며 다시 한번 크로아티아의 지형적 특성을 실감하기도. 바람이 좀 불기는 했어도 또 한편 무척 따사로왔던 햇살. 적당한 단풍과 푸르른 녹음, 시원한 폭포소리, 훤히 부끄럼 없이 속살 다 보여주던 그 맑고 투명한 호수, 사각사각 살랑이는 나뭇잎연주와 빛나는 햇살 받으며 나부끼던 반짝이 나뭇잎 꽃비,
숨은 소리 찾기하듯 귀 기울이며 따라 걷다보면 만나지는 크고 작은 폭포들, 플리트비체와 하나가 되어 보고 싶어서 온통 녹색이 되어 보았던 날이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천연의 상쾌함^^에 얼굴도 한껏 내밀어 보고 ~~ 한적한 곳에선 사알짝 발도 담그고서 흔들흔들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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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와 하부 전체 플리트비체를 느껴보던 날(예전에 플리트비체에 와 보았던 어느 지인은 우리가 상하부 모두 걸어보았다는 걸 정말 부러워하였다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자연과 고요와 평화로움과 하나된 날이었다.
정화되고 청명해진 상쾌함으로 가득 찼던 시간들. 그 어떤 말이나 표현보다도 그저 그 한가운데에서 느껴보아야 되는 곳이었다. 물의 도시 라스토케, 물이 생활의 일부가 된 도시, 우리에게 친근한 옆집 할머니 같은 분과의 깜짝 만남도 ^^ 동화같은 마을을 꼭꼭 눈에 담아 두고서 다음 여행지로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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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지점에 들린 점심식사도 부띠끄 유럽의 섬세함이 돋보였던 곳 ~^^ 
대를 이어오는 가업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이 느껴지던 곳, 황 안토니오와의 끈끈한 신뢰감이 느껴지던 곳 물론 적절한 타이밍의 깜짝 식사였던 곳 ~^^


키 작은 관목사이 희끗희끗 석회암 지대로 변한 창밖의 풍경은 이제 정말 크로아티아 한 가운데로 깊숙이 와 있음을 말해주는 듯 하였고 크로아티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산맥을 통과하는 가장 긴 터널 (무려 7km)도 지나고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Tebe Dolazi와 도라지 타령과의 믿거나 말거나 연관설도 들으며^^ (어느덧 익숙해진 Dolazi 노래를 따라하게 되더라는 ~^^) 


스플리트에서는 황 안토니오의 언급대로 웨이터와 눈 맞추기도 시도해 보고 ^^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젠 어려움 없이 eye contact으로 미소 띠는 여유와 함께 주문도 척척^^ 그런데 울랄라~~ “맛있게 드세요” 하는 한국말 능숙한 웨이트리스와의 만남으로 더 흥겨워지고 반갑게 다가온 스플리트~~(그런데 다음날엔 거제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다른 웨이터도 만났다는^^ 스플리트와 한국 이런 인연이 있다니 ~^^)(사진)
숙소가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하여 해진 뒤에라도 시내 둘러보기에는 전혀 방해될 것이 없었고 해안가 탁 트인 번화한 거리 여행지의 낭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노천 카페에서 스플리트에서의 매일 밤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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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리트의 여유로운 아침을 맞아보기도 하고 쾌청한 날씨와 함께 바다에서 바라본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 특유의 회색 석회암 지형의 산과 어울려 더 아름답게 새겨졌다. 석양이 질 무렵엔 그 석회암 산이 붉은 빛으로 보인다고 하니 스플리트는 여러 얼굴을 가졌나보다. 따사롭다 못해 조금 뜨겁게까지도 느껴지는 햇살은 아드리아해 에서는 이 계절에도 수영이 가능함을 알 수 있게 해 주었고 시원한 물에 풍덩 하고 싶은 충동도 주었다는 ^^ 생각보다 많은 섬을 가지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해안은 멀리서 보면 마치 우리네 다도해와도 비슷한 풍경을 보여 줄 거 같았다. 


이곳저곳 이젠 제법 익숙해진 보들보들 매끄러운 대리석길 바닥이 이쁜 스플리트의 골목골목을 속속들이 누벼봄은 구시가지에 머무는 큰 장점이었다.(몇 년 동안 걸을 걸음을 이 날 다 걸었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바 루프탑에서 만난 스플리트의 야경도 오히려 빛이 너무 화려하지 않아서 더 낭만적으로 기억되는 거 같다.  여러 모습으로 다가오는 스플리트처럼 우리들 웃음과 흥겨움도 좋은 이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도 알록달록 우리들 추억에 새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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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로
드디어 입성한 두브로브니크^^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아래 둘러본 구도심 ^^ 여러 종교가 한 도시에 , 성당과 수도원도 여러 곳, 종교가 얼마나 삶 깊숙이 와 있었는지 느껴지던 도시. 높은 건물과 좁고 길다란 골목과 층층 이어진 계단, 대리석 바닥과 붉은 지붕이 인상적인 도시. 스르지산 정상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의 전경은 그야말로 최고! 눈 앞의 풍광에 그저 미소만 ^^ 푸른 바다와 붉은 지붕이 어우러진 그리고 그 외곽을 둘러싼 성벽 구도심의 멋진 풍경을 내 마음의 눈에 담아두느라 바빴던 순간순간들 ! 저녁노을이 함께 한 시간엔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온 두브로브니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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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마침 적당한 구름이 열기를 막아 주어서 붐비기 전 여유있는 성벽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산성 위만 걸을 수 있고 그 안의 도심의 모습은 사라진 우리네 경우와 달리 구 도심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고 그 외곽을 에어싸고 있는 높은 성벽을 따라 걷는 길은 그 안의 일상이 고스란히 계속되고 있음을 지켜보며 걷는 특이한 감흥이었다. 수백년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고 더군다나 현재도 그 안에서 일상에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럽기도 또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 그들이 한 노력이 참 감사하고 위대하게 느껴졌다. 순간 전날 스르지산 정상에서 만났던 전쟁의 상흔이 새삼 다시 떠오르기도...... 성벽을 따라 걸으며 내려다 보이는 도심의 모습은 전날 구석구석 누벼 보았던 여러 골목과 건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푸른 바다와 붉은 지붕의 어울림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큰 오노프리오스샘 옆에서 아이스크림으로 여유를 가져보기도 하고 거리의 연주자에게 감사인사도 보내며 그렇게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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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 마주 보이는 곳에서 맞이한 비 내리는 여행지의 아침은 크로아티아와의 작별이 무척 아쉬운 듯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 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우리는 운치있는 선물을 받았다.


관광객이 아닌 진정 여행자로 지내볼 수 있었던 일주일. 함께 하지만 또 그 안에서 자기자신만의 여행이 될 수 있게 작은 것 하나하나 세심히 신경 써서 또 진심으로 준비해 주신 부띠끄 유럽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행복한 시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리며 2017 가을, 가슴속으로 스며든 크로아티아, 우리들 여정은 끝났지만 그 추억은 이제 시작이다. ^^

It’s beautif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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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황*니오 작성일

안녕하세요 ^^-
황토니오 입니다

추석연휴 함께 여행해주셔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기쁘게 즐기시는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보니 그때의 활기가 다시 느껴집니다ㅎㅎ

일행분들은 물론 저희에게도 여러가지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응원과 격려 잊지 않고 지켜나가며
즐거웠던 기억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토니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