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술의 도시 크로아티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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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빈 | 작성일 | 19-04-30 14:17 | 댓글 | 1 |
본문
4.20~29 크로아티아 여행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흥미롭게 하는것'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은 내게
예술처럼 삶을 흥미롭게 해준 여행이였다.
지금은 여행의 마지막날
두보르브니크 숙소 침대 위다.
막상 내일 떠나려니 잠이 오지 않아
후기겸 여행기를 쓴다.
여행전의 포부는 대단했다.
25살의 봄,
와장창 무너질 것 같은 멘탈을 다잡고
더 강인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서 돌아와야지
굳게 마음먹었다.
연기를 전공하면서부터 나는
열심히 사는 것만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불안정한 직업을 선택한 만큼
남들보다 앞섰을 때,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일을
노력으로 해냈을 때 ,
나는 내가
꿈을 이루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나 행복했다.
작은 연습실과 무대 위에서
커다란 세상을 그려내는 일은 항상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
더 많은 경험과 생각이 필요했다.
이번 여행을 나의 약한 멘탈과 한계를 뛰어넘는
매개체로 삼고 싶었다.
이를 악물고 온 여행인데, 막상 들어와보니
꼭 피로한 뒤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했다.
드넓은 초록과 파스텔 톤 건물들을 보고 있노라니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 슬로베니아로 갔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초록이 가득한
넓은 호수공원이었는데,
반짝 거리는 햇살에 강물이 빛났다.
어떤 할머니와 아이가 오리를 보고 있었는데
가만히 앉아 바라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곳 사람들은 여유로웠다.
햇살은 따뜻했고 공원은 평화로웠다.
나도 그들을 따라
어색한 옷을 입은 듯 여유를 부렸다.
이때 느꼈던 이 어색한 기분이
내 가치관을 어떻게 바꾸어 줄 지 모른 채
나는 엉거주춤했다.
이번 패키지는 다른 여행과는 달랐다.
외국인이아닌 현지인이 된 것처럼 스며들었다.
자유시간 전 토니오는 예절에 대해 말해주었다.
창밖을 보느라 흘려들을 뻔 했는데
한 대사에서 귀가 쫑긋했다
'식당에서 oooo ooo ooo 것은
이곳에서 예의가 아니에요'
그게 대체 왜?
그럼 도대체 밥을 어떻게 먹으란거지?
토니오는 이곳에선 oooo ooo ooooo ooo
내가 누군가를 배려해야 그들도 나를 배려해준다.
토니오는 식당예절을 알려주었는데
oo oooo oo ooo oo ooo ooo ooo ooo
oo ooo oooo ooo oo ooo oo 순서인 것 등등
이곳
현지인들의 예의와 문화를 자세히 알려주었다.
덕분에 여행 내내
이곳에서 이곳 사람들과 같이 스며들 수 있었다.
그 나라의 예의와 문화를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정말 정말! 아, 토니오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개그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집중해서 듣다가 실없이 웃음이 터진다.
엄마랑 이모들이 즐거워하니 나도 좋았다.
여행분위기가 편안했다.
토니오는 종종
식당과 그 곳의 음식 그리고 와인을 추천해주는데
실로 식당에서 그렇게 주문하면
직원분이 어떻게 그 조합을 알았냐며
놀라시곤 한다.
그런 현지 반응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곳은 동화나라같다.
사람들은 여유롭게 공원에서 산책과 운동을 하고
천천히 밥을 먹는다.
테라스에 앉아 식사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두보르보니크에서
바다를 보며 먹었던 파스타가 기억에 남는다.
이곳은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에메랄드 빛 바다, 푸른 공원,
심지어 광장 거리 파스텔 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야경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기도 한다.
사실 야경을 보며 많이 울었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스플릿트에서의 저녁,
은은한 조명 속 룩스 카페 광장 앞에 앉아
기타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었던 것이다.
여러가지 화려하고 흥미로운 일정이 많았지만
나는 이때가 가장 행복했다.
나는 어느새 현지인들의 여유속에
어우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부러웠고 그러다 고마웠고
행복했다.
그 순간 느꼈다.
최선을 다해야만 행복할 수 있는건 아니구나,
강인한 사람이 되어야만 할까?
연습실에서 급하게 먹던 김밥이 생각났다.
나의 작은 세상 속 행복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정말 짜릿하게 행복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
나는 왜
이렇게 예쁜 하늘도
반짝거리는 강물도 보지 않았을까.
시원한 바람을 온전히 느끼지도
은은한 거리의 밤풍경 속에서
지나간 추억을 곱씹어보지도 못했을까.
이렇게나 행복할 것을.
공기가 맑아서인지
이곳에서는 숨이 크게 쉬어진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
나는 내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가면 바로 공연 준비를 하러
작지만 큰 연습실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늘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예술속에서 살아가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내 안에 이곳에서의 여유로움은
잊지 않을 것 같다.
집에 가는 길에 야경을 볼 것이고
아침엔 느긋하게 커피도 마시면서 ,
여유가 주는 행복을 느끼면서 살려고 한다.
나는 예술을 사랑한다,
그렇기에 이곳을 사랑하게 되었다.
다음에 다시 올 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같이 오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의 9일은 나의 소중한 삶이 되었다.
좋은 여행을 하게 해주신 토니오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곳 사람들과 거리에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여행을 사랑하는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9일이었습니다!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재력을 얻으세요. ㅎㅎㅎ
다시 만나게 되는 날까지 행복하세요!
Hvala!
6시 플로체게이트
댓글목록
안녕하세요
황토니오 입니다
감사한 여행이야기 전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행이 주는 풍경뿐 아니라 그곳의 분위기와 교감까지
듬뿍 담으신 것 같아 마음이 참 좋습니다 ^^-
저도 이전에 잠시 넘어야 할 일들이 있었을 때,
스플리트의 열주 광장에서 홀로
밤이 늦도록 음악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그 잔잔한 울림과 적당한 흥겨움이 주던 위로,
그리고 그날 들었던 Hey Jude- 가 아직도
생생히 떠오르고는 합니다
여행을 통해,
그리도 또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로
아무렇지 않은 듯 반짝이던 강물의 작은 빛들이나
발 닿는 옆 야생화 하나하나 잊고
가벼이 흘려보내지 마시고
잠깐 멈추어 그 향기를 들이마실 수 있길,
그로 인해 더더욱 많이 웃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좋은 여행 되십시오
황토니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