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큐레이터의 편지

제목 여행의 가치
작성자 부띠끄유럽 작성일 17-05-24 22:55 댓글 0

본문

 

 

언젠가 다시 

그렇게 떠나라 해도, 기꺼이 그리하리라는 마음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4898_67.jpg
 

 

 

단 돈 몇만 원 차이에 환승 대기 23시간,

그만큼 한 도시를 더 여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좋던 때가 있었습니다

 

20대에 3년 간 직장생활하며 모은 자금으로

몇 년, 그 이상을 버텨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한 번 나가면 한국에 돌아오는 일 없이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줄기차게 여행을 했습니다

 

수 십 차례 기획인솔을 하며 출장을 간 것 외에도

 

배낭을 메고 여행한 실제 여행일수가 4년을 넘었고

버스와 배로 다닌 거리만 12만 Km가 넘었으니, 

대략 지구 세바퀴를 웃도는 거리입니다

 

매번 거의 같은 곳을 방문하는 여행인솔과는 달리

새롭고 흥미로운 상황에 더 많이 처할 수 있는

배낭여행이었기에

 

 

느끼고, 맛보고, 참 많이 울고 웃으며

공감과 겸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모자란 부분이 더 많지만요 :)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4933_0739.jpg 

 

 

 

인도 첸나이에서 꾸알라룸푸르를 거쳐 도착한

싱가폴 창이 공항의 새벽

 

입국장 화장실에서 배낭을 멘 채 머리를 감고 

다이어리를 펴 밝아오는 아침을 기다리다가,

첫 차를 타니 이내 눈에 담기는 생경한 풍경들이

너무나도 좋았고

 

3일 같은 하루를 가슴에 담고 돌아와

비행기를 기다리며 공항 구석에 편 담요 위에

떨이로 산 과일팩을 잔뜩 늘어놓고 

그게 뭐라고 그리 행복히 웃음 지었던지 말이에요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4959_0132.jpg

 

 

 

네팔의 산길은 그야말로 거칠었지만,

뿌연 모래 먼지마저 참으로 상쾌했습니다

 

버스 맨 뒤 5인용 좌석 의자 쿠션은 통째로 떨어져

누운 제 몸과 함께 박진감 넘치게 튀어 오르던

포카라행 버스 안

 

꿈에만 그리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이제사 안긴다며

설렘으로 잠 못 들던 그 야간버스의 기억

 

 

만원 버스에서의 15시간 동안 한 몸처럼

허벅지 부빈 현지인과 이어폰 한 쪽씩 나눠끼고

그들이 내민 도시락 한 칸과

달달이 간식 한쪽이 나눠주던 기억이 주는 포근함

 

가끔 '여행'이란

그런 낭만과 추억도 큰 몫이 되지 않는가 싶습니다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5010_3904.jpg 

 

 

바가지는 정도를 보아 적당히 넘어갈 수 있었지만

사기에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귀찮다고 이렇게 쉽게 당해주고 지나간다면 

제 뒤에 오는 후배여행자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덜 걷고, 덜 먹으며, 덜 당해서

아끼고 아낀 돈은

고마운 현지인, 정직했던 인력거 모는 이에게

더 주고 싶었고, 그렇게 나누었습니다

 

지금도 사이클 릭샤왈라와 함께 실컷 여행하고 있을 

제 검은야크 등산화를 생각하면 아직도 설레입니다

 

 

 

몇 년을 잡고 나온 장기 여행자였기에 

 

늘어만 가는 너스레와 멋쩍은 웃음,

그런 것들을 주고 받는 와중에

그들도 이런 모습의 여행자가 흥미로웠던지 

 

이내 곧잘 친구도 되었습니다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5066_3452.jpg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게 아닐까 싶던

별과 유성우의 밤

나의 여정이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쉼이 아니었고 

일탈이 아니었던

단 한 번의 기회가 아닌

 

일상이 되길 갈망했던 떠남

 

그로 인해 경험과 능력이 생겨나기도

힘에 부치기도, 때론 했습니다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5081_7946.jpg
 

 

 

길고 격한 여행의 끝을 경험한 후 기획한 여행,

부띠끄유럽은 가장 편안하고 우아합니다

 

출발 1년에서 반년 전까지

방향 설정과 여행 기획에 들어가고

직접 체험과 검증으로 선택된 요소들로

준비하게 되어요

 

 

일정 진행은 섬세한 부분까지 배려해 만들어지고

호텔은 구시가 최중심을 고집하며 

어떤 고가 패키지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호텔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더 나은 결정을 위해

그런 것은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아직 생각합니다

 

  

 

식사는 현지식이되, 풍미가 좋고

꼭 맛보셔야할 음식으로 준비될 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순위매긴 그런 식당들이 아닌, 

되도록이면 숨어 있지만 현지인들도 찾아가는

그런 레스토랑을 선호합니다


현지인들과 어울려 오래 여행해 본 경험만이

그런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5103_0273.jpg
 

 

  

저희는 팀을 기획하며

출발 전에 미리 최대로 갖추어 놓는 편입니다

현지에서 불편이 생겼을 때의 그 상황이

내키지 않기 때문이에요

 

오션뷰, 레이크 뷰 방도 

최초 예약시에 모든 사항을 고려해 최대한 좋은 방을 잡고자 노력하며

보통은 현지에서 별도로 받게 되는 룸 업그레이드비 없이

 

부띠끄유럽은 받지 않고

오션뷰, 레이크 뷰로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럭셔리' '품격' 같은 단어는

되도록 잘 쓰지 않는데요

여행사의 논리가 아닌

여행자의 관점에서 여행을 기획하고

 

최고의 호텔과 맛 좋은 음식,

때로는 여행사 수익을 걱정하실 정도로

사비를 들이며 여행을 계속하고 있지만 

한도에서 최선의 컨디션으로 해드리고자 할 뿐 

굳이 낯 간지러히 포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 가며

해드리고 싶은 부분은 여행기획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여행자가 아닌 여행사직원이었다면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는 일정운영과

많이 다녀보셨을 다른 패키지여행에서

얻으실 수 없을 부분들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렇게 아름다운 여행지를 우아하게 누리며

현지문화와 현지인들을 존중하고

여행자 스스로도 대접을 받는 여행




  

제가 느낀 여행의 시간들과 특별한 공간 

여행 경험에 대한 방향을 함께 해주실 수 있고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다면

 

저희가 여행을 통해 경험한 소중한 것들의

최선을 함께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길고 길었던 제 여행이

보다 가치 있게 되는 길이며,

 

더 나은 방향을 향하는

의미 있는 여정이었기를

스스로에게 바라기 때문입니다

 

 

 

fbc113de1f8b4033da7abce72cbff268_1495705116_5588.jpg
 

 

 

함께하는 분들이 편안한 여행을 하면서

순간을 즐기고 웃으며, 맛난 시간을 갖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참 뿌듯한 풍경이기에 

 

여행자의 관점에서 여행을 기획하고

만들어 나간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aa60c75caa54487d9b230c26d2c3be72_1495761514_0387.jpg
 

 

ⓒ 사진 / 글 : 황토니오 문시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하시려면 좋은 곳에만 써주세요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